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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스코드]를 통해 본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by 늙은소 2011. 7. 15.

이 글에는 영화 [소스코드(Source Code, 2011)]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영화를 여러 번 본 게 아니라(도표화 하느라 한 번 더 봐서 총 2회 관람) 내용이 조금 틀릴 수 있습니다.
(
소스코드 접속 수가 총 9회인지 8회인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작업은 9회로 진행)

덧붙여, 물리학에 대한 이론적 배경은 거의 없는 사람으로써, 실제 물리학 이론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보고, 그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저런 구조물들이 도출되었다는 것일 뿐, ^^



시카고행 열차 안에서 한 남자가 깨어난다. 그는 자신이 왜 거기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처음 보는 여자(크리스티나 워렌-미셀 모나한)가 자신의 앞에 앉아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화장실로 가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사고를 당한 콜터 스티븐슨(제이크 질렌할)은 소스코드 프로젝트에 의해 다른 사람의 기억을 8분간 체험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게 된다. 열차 사고로 사망한 션 펜트리스의 마지막 8분간의 기억에 접속하여, 열차가 폭발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경험함으로써 열차폭파범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 그의 임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콜터에게 소스코드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러틀리지 박사는 사람이 사망한 이후에도, 죽기 전 8분간의 기억을 추출할 수 있으며 거기에 접속하여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러틀리지의 설명에 의하면 이것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가상체험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것은 [그림 1]처럼 현재, ‘지금 이 곳의 일일 뿐이다.

 



콜터에게 소스코드는 너무 생생하여, 도저히 가상체험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과거로 갔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소스코드를 시간여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과거를 바꾸면 그것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운다.(그림 2) 

2차 접속에서 
범인으로 생각한 사람을 쫓아나간 콜터는 맞은 편에 앉아있던 크리스티나와 함께 열차 밖으로 나옴으로써 그녀가 열차사고로 사망하지 않도록 만든 후 현실로 복귀한다. 그러나 자신을 담당하는 굿윈(베라 파미가)은 크리스티나가 사망자 목록에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콜터의 가설 1차’는 여기서 폐기된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이 경험한 과거는 돌아온 현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림 2]처럼 A라는 현재에서 과거로 간 다음 바뀐 현재로 온다면 그는 ‘B-현재로 이동해야 한다. 그가 경험하는 과거는 매번 조금씩 미묘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거기서 그가 취한 행동이 현재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그는 여기서 가설 2차’를 추론한다. 그것은 아래 [그림 3]과 같다.

 
콜터는 소스코드에 접속할 때마다 새로운 과거로 돌아간다. A에서 접속하여 B의 과거로 이동하고, 8분이 지나면 A로 돌아와 현재를 진행하고, 다시 소스코드에 접속하면 C의 과거로 이동해 8분을 경험하고 A로 돌아오는 구조. B C, D에도 현재가 있으며 미래 역시 있다. 다만 그가 돌아오는 장소가 B C가 아닌 A라는 게 문제다. 여기서 콜터는 새로운 가설 3차’를 세운다. 그리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그림4].

 

 

 

콜터는 [그림 3]의 순환과정을 반복한 끝에 8차 시도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낸다. 현재로 복귀한 후 범인의 정체를 밝혀 사건을 해결한 그는, 굿윈에게 다시 한 번 소스코드에 접속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또한 8분이 지난 후 A로 되돌아오지 않도록 접속 종료 시점과 동시에 생명유지장치를 꺼줄 것을 덧붙인다. 9차 접속에서 ‘I-과거로 돌아간 콜터는 결국 ‘A-현재로 돌아오지 않고 ‘I-현재를 진행하며 그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나아가게 된다.

 

여기서 [그림 4]를 철저하게 콜터의 입장에서 재정리해보도록 한다.

[그림 4]의 구조는 접속횟수가 증가할수록 대각선이 길어지며 현재와 이동한 '과거-*'의 거리가 멀게 표현된다. 하지만 이 둘을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연결하며 철저히 콜터의 입장으로 나열한다면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영화 [소스코드]에서 콜터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방향의 시공간을 경험한다.

 

수직 방향의 회색 화살표는 A라는 이름의 현재에서 진행중인 시간의 진행이며,

가로 방향의 하늘색 화살표 8분짜리 과거인 파란색 화살표들 나열로 이루어진 수평방향이다.

여러 개의 평행우주를 이동하며 동시에 시간이동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공간-시간이동이 동시 진행된다.

세로축과 가로축의 이동이 교차하므로, 이것은 마치 원운동의 원리처럼 시공간은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다. 하나의 세계에서 시간을 진행하려는 힘과, 여러 세계를 이동하며 같은 시간을 진행하려는 두 힘의 영향으로 공간이 원을 그리며 휘어지는 것으로 표현하였음 [그림 5-1 참조]

 

[그림 4]에서 콜터의 시간은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들로 나뉘어 배치되었다. 이것을 하나로 연결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콜터가 경험한 시간들을 일렬로 배치하면 아래 그림처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콜터가 콜터 스티븐슨으로 A라는 현재에서 진행하는 삶과, ‘션 펜트리스라는 이름으로 다른 공간(A, B, C …. J)을 경험하는 과정은 [그림 5-2]로 바뀐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나선구조에는 방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이 또한 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선을 코일 형태로 감아 전류를 흐르게 하면 자석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시공간이 휘어지게 만든 힘의 나선방향이 새로운 힘의 흐름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이것을 [그림 6]으로 설명해보자.

 

1’콜터 스티븐슨으로 경험하게 되는 A라는 공간 내부의 시간들이다.

2’ 션 펜트리스로 경험하는 평행우주들 내의 8분간의 시간이다.

 

여기서 나선으로 진행되는 흐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3, 4, 5’를 정의해본다.

 

 

3’ 콜터가 소스코드 접속을 반복함에 따라 발생하는 변화(사건 진행, 심리적 변화)를 포함한다.

우선 그는 그 안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용의자를 좁혀나가고, 열차 폭발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폭발물의 정체와 작동 원리를 파악해나간다. 더불어 크리스티나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아내고, 열차에 동승한 승객들에게 애정과 책임을 갖기에 이른다.

 

4’ A라는 현재가 진행되며 변화한 것들을 포함한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소스코드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굿윈과의 소통을 통해 그녀가 자신을 도와줄 수 있게끔 그녀를 설득해나가기에 이른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5’ 정체다.

[그림 6-2]에서 붉은색 점으로 표시된 이 영역은 콜터가 소스코드에서 8분을 경험하고 ‘A-현재로 복귀하는 순간에 지나치는 영상들을 의미한다. 무의미해 보이는 이 영상은 소스코드 접속이 반복됨에 따라 점차 구체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영상의 길이 또한 길어진다. 이것은 소스코드 종료시점에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평행우주(혹은 시간여행)의 경계에 무언가가 더 있다는 암시를 낳게 한다.

 

붉은점의 정체는 영화 마지막에 밝혀진다.

소스코드‘A-현재사이의 경계에 등장한 이미지는 ‘I-현재에 머무르게 된 콜터가 열차사고를 막고 무사히 열차에서 내려 시카고 거리를 산책하며 보게 될 풍경이었음이 밝혀진다. 평행우주-시간이동이 결합된 이 여행의 경계에는 다른 평행우주의 미래에 대한 정보가 유입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 물리학 이론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 영화의 구조가 이런 가설을 추론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림 6]의 나선구조를, 붉은 점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휘어볼 수 없을까?

붉은 색 점이 시공간의 경계면이니, 그 경계면을 하나의 점(혹은 하나의 장소)으로 본다면 어떤 모습이 펼쳐지겠는가.

 


[그림 6]의 나선들을 붉은 점이 최대한 가까이 모일 수 있도록 형태를 바꾸면 아래 [그림 7]이 나온다.
(
제가 3D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모르다 보니 이건 도저히 컴퓨터로 그릴 수가 없더군요. 해서 종이를 오려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나선구조가 도너츠의 모양으로 휘어진 상태가 [그림 7]이다.

 

콜터가 소스코드에 접속하였다가 종료하며 ‘A-현재로 돌아오는 일련의 흐름은 위의 그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고 또 다른 가설을 추가해본다.

 

소스코드접속’-‘평행우주간 이동’-‘시간이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 여행의 경계면에 해당하는 붉은 색 점이 하나의 점이나 제한된 공간이 아니라면 어떨까? 시간성, 혹은 탄성이 있는 그런 형태라면 말이다. 이 경계면 내부에 자체적으로 시간이(탄성, 혹은 진동이) 존재한다면 어떻겠는가.

 

소스코드 접속 횟수가 증가할 때마다 콜터는 보다 상세한 이미지를 볼 수 있었고, 보여지는 이미지는 보다 긴 분량의 시간으로 제공된다. 그러므로 붉은 색 점이 시간성을 갖는 공간이 되도록 [그림 7]을 바꾸어본다.
[그림 7]의 붉은 색 점들의 집합이 고무줄로 연결되었다고 가정한 다음 이 구조를 잡아당기면 [그림 8]과 같은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나선구조로 이루어진 도너츠는 그 자체로 나선이 되도록 구성되는 것, 그것이 [그림 8]이다.


[그림 8]에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선은 탄성이 있으며, 탄성에 의해 자극이 주어지면 진동을 하게 된다.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는 것은 시간성이 있다는 말을 의미함) 그 때문에 붉은 색 점으로 이루어진 경계선은 진동에 따라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의 정보와 접촉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것이 영화 [소스코드]를 보고 떠올린 구조물입니다...
 
실제 물리학 이론과는 아무 상관 없이, 영화만 보고 만든 구조이니 오해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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