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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

터미네이터를 보지 못하게 된 이유 - 2009년 5월 17일 * 주의 : 이 글에는 태권브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터미네이터를 보지 못하게 된 이유 어린 시절 나는 ‘600만 불 사나이’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소머즈는 예뻐서 좋았고 맥가이버는 똑똑해서 좋았다.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면 하늘을 가리키며 에어울프가 지나간다고 소리쳤고 오디오 이퀄라이저를 보면 ‘전격제트작전’의 키트가 떠올라 남몰래 말을 걸어보기도 하였다. 주말마다 그들은 미국을 지키고 더 나아가 세계를 지켰다. 세계를 파괴하는 무기는 왜 그리 많으며, 또 왜 그리 손쉽게 악당들의 손에 넘어가는지. TV속 영웅들은 왜 꼭 1초를 남겨놓고 폭탄을 제거해 사람 간을 들었다 내려놓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렴 어떠랴 재미있는 것을. 어느 날 슬슬 화가 나기.. 2017. 9. 1.
그는 변기뚜껑을 왜 닫은 것일까 - 2009년 2월 4일 그는 변기뚜껑을 왜 닫은 것일까 며칠 전,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다 음식쓰레기 버리는 일로 한 소리 듣고 말았다.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음식쓰레기를 큰 맘 먹고 버렸다는 말을 하니 그 후배가 어찌나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던지... 선배가 말로만 듣던 그런 인간인 줄은 몰랐다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얼리는 칸에는 음식을 넣어두지 않는다고 항변해봤지만 나빠진 이미지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썩기 전에 얼려놓는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지 않느냐 설득해봤으나 모든 노력이 허사였다. 하긴 구차한 변명인 것을 이미 내가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통할 리 없지. 사실 나는 음식쓰레기 버리는 것에 상당한 공포심을 느낀다.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든 채 엘리베이터를 타.. 2017.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