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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적 사유

빨간마스크

by 늙은소 2005. 1. 9.

'검색어 순위로 본 2004년' 이라는 글을 보았다.

(잊혀진 것들에... 님의 블로그에서 본 글입니다.아래 '엮인글'을 따라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글을 통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접할 길 없는 나의 삶이 확인된다.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면 특정 집단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궁금증을 유발시킨 인물이거나 사건이었다는 말일텐데.. 처음 접하는 키워드가 여럿 발견된다. 그 중 하나가 '빨간 마스크'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빨간마스크' 이야기는 '홍콩 할매귀신'의 뒤를 잇는.. 공포시리즈였다고 한다. (대체 홍콩 할매귀신은 또 뭔지)

아마도 내가 어렸을 때 들은 '유관순의 30가지 비밀'이나, '한국 화폐의 비밀(조폐공사 사장 딸이 죽었다느니 하는)'과 유사한 이야기 구조겠거니 하며..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재미있는 배경 스토리가 전개된다.


빨간 마스크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아이들만 골라가며 죽이는 미친여자 살인마로 정의된다.
어두운 길거리에 혼자 걷고 있는 아이가 있을 때에 등장하는 이 여자는 마스크를 벗은 뒤, 자신이 예쁜지 물어보고 '아니라'는 답을 들으면 아이를 죽이고, '예쁘다'고 말하면 들고 있는 낫으로 자신의 입을 찢은 다음 아이를 죽인다고 한다. 도망가면 100미터를 3초에 달리는 이 여자에게 잡힐 것이 뻔하니 애초에 도망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충고가 이채롭다. (그러면 어쩌라는 건지.. - -;;) 특이하게도 그녀는 건물의 3층 이상 높이는 올라오지 못하니, 정말로 달리기에 자신있는 아이들은 인근 건물 3층 이상을 뛰어올라가야만 살 수 있다고 한다.

올라온 답변들을 취합해본 결과, 그녀가 빨간 마스크를 하고 있으며 달리기가 매우 빠르고(100미터가 3초) 입을 찢는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설이 유력하며, 여기서 확장판인 파란마스크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이들 다운 발상이라고 생각되면서도 100미터를 3초에 뛴다는 공통된 답변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어쨌든 학원을 여러 개씩 다니며 지친 아이들이 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이야기 구조라는 점에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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