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형적 사유2018.06.10 18:25

문화와 예술, 스포츠가 자본주의와 결합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대중화 역시 그 뿌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팬'이라는 용어는 확장을 거듭한 끝에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게 되었다. 팬, 빠, 까, 까빠, 덕, 안티, 어그로, 팬코 등 팬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이 언어들로 팬덤은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비단 스포츠나 아이돌 뿐 아니라 정치계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노사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선거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서 정치는 팬덤 대결의 양상이 두드러졌고 그렇게 한국 정치는 '저 정당만 아니면 된다'는 대결형 선거를 치루며 20년을 지나왔다. 

그 때문에 팬이란 무엇이며 팬덤은 어떤 지형도를 이루고 있는지, 팬덤 내부를 분석하고 각 유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팬덤의 구조

팬이나 팬덤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빠'라는 용어는 익숙할 것이다. 80년대에 팬덤을 '오빠부대'라는 단어로 불렀다면 90년대는 이들을 '빠수니'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모두 '팬'을 비하는 용도였다. 이런 과정 때문에 '빠'를 '오빠부대'에서 나온 단어로 보는 의견도 있으나 그 보다는 '**를 빨다'라는 의미에서 기원을 찾는 게 더 맞다. 물론 이 표현은 이것은 성 행위를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보다는 해당 연예인을 과하게 옹호하고 편을 들어준다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이런 행위를 보통 '쉴드친다'고 표현한다) 성행위를 설명하는 단어로서가 아니라, 그 행위가 담고 있는 관계의 역학적 상징성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팬'과 '빠'를 구분할 때 '내가 그 사람을 어느 정도까지 편을 들어주는가', '그 사람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희생하는가, 혹은 얼마의 돈과 시간을 소비하는가', '상대와 나를 얼마나 동일시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특정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앨범을 구매한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그 그룹의 '팬'이 아닌 것처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투표를 한다고 해서 그의 지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 1-1, 1-2] 

마찬가지로 모든 팬이 빠가 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지지자가 그 정당이나 정치인의 빠가 되는 것이 아니다. 팬덤의 외부인들이 오해하기 쉬운 것이 이런 지형도이다. 팬덤의 구조를 [그림 2-1]처럼 해석하기 쉬운데, 소비자 중 일부가 팬이 되고 팬들 중 일부가 빠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빠'가 '팬'의 부분집합이라고 여기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실제 팬덤의 구조는 [그림 2-2]에 더 가깝다. 

팬이라고는 하지만 음악을 듣지도 않는다거나 앨범은 구매하지 않는 팬들이 이 세계에는 상당수 존재한다. 빠로 분류되어 자기 일인양 커뮤니티에서 편을 들고 과하게 분노하며 열을 내지만 정작 해당 연예인의 팬이 아닌 경우도 많다. 팬이라면서 일반인들보다 더 심한 말을 내뱉고 루머를 퍼트리는 팬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스스로를 팬이라 지칭하지만 해당 연예인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는 팬은 수 없이 많다.

정치 팬덤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정치인의 편을 들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만 선거 당일에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 역시 많으며, 게시판에서 과하게 편을 들어가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과 분란을 일으키면서 정작 투표는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혹은 자기 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오히려 그 정치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질려서 떠나게 만드는 일도 어떤 지지자들은 저지른다.

이것은 꽤 흥미로운 영역이다. 소비자도 아니고 팬도 아니면서 '빠'이기만 한 영역.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영역에 속한 팬들이 '지능적 안티'와 일정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 언급한 '빠이기만 한 팬'을 '까빠'라고 보통 보른다. 

까빠는 하는 행동에 있어서 안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스스로를 팬이라고 여기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즉 그 사람이 팬인지 아닌지는 자기 자신 밖에 모른다는 게 아이러니한 점이다. 

'까'의 입장에서는 생산적 비판을 하는 것이겠으나 이것은 안티가 물어뜯기 좋은 떡밥을 제 손으로 던져주는 일이 되기 쉬우며, 팬덤 내 분위기를 흐리고 호감을 가지고 있던 잠재적 팬들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게 되기가 쉽다는 점에서 팬덤에게 있어 '까'는 달갑지만은 않은 존재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 영역에 '팬코'라는 집단이 숨어들게 된다. 팬코는 팬인 척 위장한 안티여서 겉으로는 팬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해당 팬덤이 욕을 먹게끔 하는 게 목적이므로 스스로 '팬'임을 강조하는 특성이 있으며, 자기 정체성을 과장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한 안티가 팬덤에 많이 숨어있기 때문에 '빠'가 사고를 칠 경우 팬들은 해당 팬을 어그로로 규정하고, 이들이 진짜 팬이 아닌 '팬코'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 물론 이에 맛서서 '팬코' 역시 자신이 팬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하고 조직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양상이 더욱 심화되어 상당한 사전작업을 진행하는 안티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것은 정치계에서 보여주는 조직적 활동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몇 차례 거친 팬덤일수록 팬코를 구분해내기 위해 많은 검열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들만 아는 언어들을 사용하게 되고, 주기적으로 까빠를 축출하는 등 검열과 추방을 반복하면서 팬덤의 크기는 줄어들고 폐쇄성이 더욱 공고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팬의 심리적 유형

모든 행동에는 그 행동을 하게 만든 욕망이 존재한다.

내 자녀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생팬이 되어 연예인의 집을 찾아간다거나, 앨범을 100장씩 사면서 팬싸인회에 응모를 하고, 방송국 앞에서 밤을 새며 아이돌을 기다리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팬으로서 하는 행동에는 각각 다른 욕망이 작용하며 욕망이 다르면 행동 양식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이돌 팬의 경우 위의 그림처럼 팬이 된 원인을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4]


그림에서 상하와 좌우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팬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대상을 찾아 그 연예인의 팬이 된다. 엑소나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그룹의 팬이 되는 게 아니라, 팬으로서의 니즈가 먼저 존재하고 그것을 채워줄 대상이 등장하면 그 그룹의 팬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시사프로그램에서 아이돌 팬과 팬덤을 다룰 때, 그들을 과장하여 문제점만을 부각하여 보여주는 일이 많다. 모든 팬들이 유사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며 막대한 돈과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TV 모니터 앞 1열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외 콘서트까지 따라다니는 팬도 있으며, 같은 비행기 옆자리에 앉는 건 좋아해도 콘서트는 가지 않는 팬들도 존재한다. 팬질을 통해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생의 경우에도 욕망이 다양한데, 해당 연예인을 보기 위해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로 하여금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도 있다. 전자보다 위험한 건 후자로, 주목을 끌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또한 팬픽을 소비하는 파도 있으나 그것을 철저하게 배격하는 파가 존재하며 성희롱이나 인격모독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그룹과 이를 용인하지 않는 그룹으로 팬덤이 나뉘기도 한다. 또한 연예인에 대한 유사연애 감정에 있어서도 하나의 팬덤 안에서도 그 허용 기준이 서로 다르기도 하다.


그림에서 M은 음악과 무대 감상자로서의 욕구를 의미한다. 멜로디와 가사, 사운드와 같은 소리로서의 음악 뿐 아니라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 각이 맞는 동작과 의상 등 아이돌이라는 산업의 결과물을 즐기는 사람이 여기 해당한다.

C를 추구하는 팬은 잘 만들어진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소비자로서의 자신을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너는 내 돈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우월감이 자리잡기 쉽다.

R을 추구하는 팬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영역이다. 가수와 팬의 관계 뿐 아니라 팬과 팬의 관계에서도 관계성이 형성되며 소속감이나 동질감, 연대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심리적 만족감 때문에 팬이 되는 유형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보통 이런 성향의 팬들은 가정이나 학교, 사회에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S를 추구하는 팬은 성장스토리나 성공담을 선호하는 유형으로 이들의 성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각 기획사에서는 소비자의 각기 다른 욕구를 읽어 셀링 포인트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아이돌을 기획하게 된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C에 대한 욕구가 크며 더불어 R에 대한 기대도 강한 편이다. 

YG 엔터테인먼트는 M을 중심으로 팬덤을 키운 후, C를 강화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팬덤을 구축해왔다. 

중소형 기획사들은 자본이나 경험, 전문가의 부족으로 인해 좋은 상품으로서의 아이돌을 기획해내기가 어렵다. 기획력의 부재 대신 이들이 추구하는 전략은 그 반대에 위치한 S를 강화하는 것이다. 해당 연예인의 과거사나 성장담을 셀링 포인트로 잡게 되는데 여기에 좋은 아이템이 리얼리티나 V앱 같은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친근하고 인간적인 모습, 옆집 오빠나 여동생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팬들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신비주의 전략을 추구하는 SM 엔터테인먼트와는 반대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등장한 오디션이나 서바이벌을 통해 기획된 아이돌의 경우에도 S를 강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의 팬덤은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가 대형 기획사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며 금수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예인의 상품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가수의 외모나 체중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R 역시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열애설에 타격이 큰 편이다. 

반면 YG는 M을 강조하기 때문에 열애설로 인한 타격이 적고 사회적 문제나 웬만한 범죄에도 팬덤의 이탈이 크지 않은 편이다. 유사 연애 감정 보다는 잘 만들어진 무대를 소비하고 거기서 자부심을 느끼는 팬층이 많다.

반면 S를 주축으로 인간적인 모습과 성장담을 어필해 온 아이돌이라면 작은 말실수 하나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이나 혐오 발언 같은 문제로도 팬덤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역의 팬들은 연예인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서 큰 문제가 아님에도 과하게 비난받을 경우, 역으로 반발심과 함께 옹호하고자 하는 심리가 더욱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 영역의 팬덤에게 가장 큰 악재는 동일시가 깨지는 경우로 우리가 같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팬덤이 와해된다.


그림만 보면 M(음악-무대감상자)은 건전해보이고 R(관계추구)은 병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음악감상자는 충성도가 낮으며 더 좋은 음악이 나오거나 트렌드가 바뀌면 해당 아이돌을 버리기 쉽다. M(음악과 무대파)하나만 추구해서는 팬덤을 구축하기 어렵다. 좋은 노래와 무대로 대중성을 얻을 수는 있으나 달리 말하면 이 유형은 좋은 음악과 무대를 끊임없이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M이 강한 그룹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예능이나 연기 활동을 병행하거나 솔로 앨범을 내는 등 팬덤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한 활로를 개척하게 된다. 연예인 입장에서 본다면 충성도가 낮은 팬 보다는 관리가 다소 까다롭고 요구사항이 많지만 충성도가 높고 지출이 큰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이익이 된다.

M과 R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S와 C 역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며 상대의 욕망을 비난하는 일이 많다. 스토리파(S)가 보기에 소비자파(C)는 연예인을 사람이 아닌 상품으로 취급하는 부류로 보인다. 이들은 소비자파가 아이돌에 대해 성희롱이나 인격 모독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소비자파가 보기에 방송이나 무대에서 본 단편적인 모습만 가지고 그 연예인의 성격이 어떻고 인간됨이 어떻고 하는 스토리파는 어리석어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속아 넘어가기 딱 좋은 집단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비자파는 스토리파를 비웃는 일이 많다.


정치 팬덤의 유형

왜 아이돌 팬이 되었는가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왜 이 사람에게 투표하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가수를 평가하는 핵심이 음악과 무대인 것처럼 정치인을 평가하는 핵심은 '정치를 잘 하는가'일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정치를 잘 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치를 잘 한다는 말에는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가.' 즉 그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정치 철학(혹은 방향성)과 '그 내용을 실천한 수 있는가'를 묻는 실행력이 포함되어 있다. (실행력은 정치력으로도 부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만 가지고 우리가 투표를 하는 것일까?

팬이 되는 이유가 4가지로 나뉘었던 것처럼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6-1]

옳고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으며 내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유권자도 당연히 존재한다. (관계-이익 중시 유형)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긴 어렵지만 인격이 훌륭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니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캐릭터-믿음 중시 유형)

이 네 가지 요소는 그림 6-2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정치철학파는 옳고 그름을 최우선으로 여기지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그 정치인이나 정당이 이것을 실행할 힘이 약하다면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다. 즉 정치철학(P)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정치력을 갖기 위해 적절히 타협하는 것을 허용하는는 SP라는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T)이 좋은 철학을 내놓을 것이라고 믿는 그룹이나, 옳은 정치철학을 주장하는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도덕성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형은 TP라는 그룹을 형성한다.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법안을 제출하고 그것을 실행할 파워를 갖춘 정치인을 선호한다면 SR 그룹으로 묶이게 된다. SR 중에는 현실주의자가 많으며, 이들이 변질되면 기회주의자가 된다.


표를 보면 TP는 정의롭고 SR은 부패한 집단으로 해석되기 쉽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이 왜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치집단에게 투표하는가에 대해 여기서 그 답을 생각해볼 수 있다. TP에는 이상주의자가 많은데 가난한 이들에게 이상주의자는 허황될 뿐 아니라 현실을 모르는 철 없는 자들이라는 인식이 있다. 

당장 손에 쥐게 될 백만원이 나중에 얻게 될 5백만원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상주의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주의자들은 백만원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해 어리석다며 비판하는 일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당장 내일을 내다볼 수 없는 가난에는 눈 앞의 작은 기회가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보니 SR 영역에 배부른 기회주의자(기회를 노리는 집단)와 가난한 기회주의자(기회가 절실한 집단)가 공존하게 된다.


8개의 그룹 중 팬덤을 형성하기 좋은 곳은 TP와 TR이다. (노사모기 TP에서 형성되어 영역이 확장되었다면 박사모는 TR에서 출발해 영역을 확장한 경우다) MB는 팬덤은 없었으나 SR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아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하였다. 


아이돌 팬덤의 폐해

아이돌 팬덤에 관한 CMSR 모델을 분석해보면 CM/CR/SM/SR 그룹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CM 그룹에 속한 팬의 단점은 가수 개인의 노력을 폄하하는 성향이 있으며 기획사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 쉽다는 것이다. 아이돌에 대한 평가가 박하고 막말을 하는 일이 많다. 이런 성향 때문에 이 영역의 팬덤에 까가 많은 편이다. (인격모독파)

CR 영역에 속한 팬은 유사연애 감정을 가지기 쉽고 소유욕이 강한 만큼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팬싸인회와 같은 이벤트 참여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사회생활이나 학업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많다. 또한 연예인과의 관계 뿐 아니라 같은 팬덤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나 영향력을 중시하는 유형도 이 그룹에 속하는데, 흔히 말하는 홈마나(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팬을 지칭함) 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팬들을 CR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팬덤 내부에서 영향력이나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이런 갈등은 폭로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내부 갈등파)

SM 영역의 팬은 실력과 재능, 노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검증 욕구가 강하고 도덕적 요구 또한 높아서 해당 연예인에게 과한 기대감을 갖기 쉽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이 유형의 팬덤은 팬덤 자체가 도덕적 우월감을 갖기 쉬워 타 연예인 팬덤과 싸움이 잦은 편이다. (외부 싸움파)

SR 영역의 팬은 연예인의 성격이나 감정, 생각을 추측하고 망상하는 경향이 강하다. '내가 이 사람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쉬우며,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발견할 때 이를 부정하거나 분노하고, 팬에서 이탈하기도 하며 심각한 경우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역으로 루머를 생성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궁예-망상파)


정치 팬덤의 폐해

치 팬덤에 대한 SPTR 모델 안의 네 개의 그룹(SP/SR/TP/TR)은 어떤 위험성을 안고 있을까?


SP를 중시하는 사람은 옳은 주장이라 하더라도 실행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 때문에 타협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 타협할 것이냐는 문제에 있어 개인의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선까지 타협할 것이냐에 대한 대립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내부 갈등의 주 원인이 된다. (내부 갈등파)

SR에 속한 사람들은 현실주의자와 기회주의자가 공존하면서 윤리의식이 희미해지기 쉽고, 부패에 둔감해질 위험이 있다.

TP 그룹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며 지나친 이상주의로 인해 비판이 비난으로 심화되어 '까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잠재적 까)

TR 그룹은 그 사람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며 상대의 성공을 나의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Posted by 늙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