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읽기

8명의 여인들

by 늙은소 2005. 12. 28.

8명의 여인들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다니엘 다리우,까뜨린느 드뇌브,이자벨 위페르,엠마뉴엘 베아르,화니 아르당,버지...

개봉 2004.02.27 프랑스, 100분

욕망이 부과한 명령을수행하기 위해, 가면을 자신의 얼굴에 기워넣는 것은 여인들만이 아니다. 욕망으로 화장한 그녀의 얼굴이 매혹적일 수 있는 것은 잔인한 8개의 얼굴이 담고 있는 단순함에 있다. 순수한 이기주의,자신에 대한맹목적인 집착. 자기 자신밖에 사랑하지 않는 그녀들의 얼굴은 한 집안의 가장을 살해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의 자리는 언제나 대체 가능한 것이었다. 빈 자리는다시 채워질 것이며, 그는 8명의 여인을 위해 소모될 것이다. 그러한 '자리'들은 도처에 있다. 채워지기만 하면 그만인 자리들.. 나는 누구인가 의문을 품어보지만, 그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수행해야할 역할에만 관심을 보일 뿐이다. 철저히 이기적인 사람들 속에서 그는 얼굴을 빼앗긴다. 배반당하는 그가 아니라, 배반하는 그녀가 있을 뿐이다. 갈취당하는 그가 아니라, 갈취하는 그녀가 있을 뿐이다. 사랑받는 그가 아니라,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가 있을 뿐이다. 주체는 그가 아니다. 욕망을 행사하는 그녀들이 주체이다. 그는 대상이다. 8명의 여인들이 지닌잔인한 아름다움은 이러한 힘의 원칙, 권력의 행사로부터 비롯된 게 아니었을까?
....

모든 것을 대상화하고 해체, 재조립하는 증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대상화
주체인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아니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바로 '나'의 해체이다. 의식하는 나와 관찰당하는 나, 분해되고 파편화되는 나, 잔인하게 난도질하는 나, 고통받는 나와 고통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나...욕망의 수행은 일시적일지라도 주체를 회복하는한 가지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혼자인 자신을 향한 냉소는 거두어지지 않는다. 고독은 '고독을 사랑한다'는 어린아이들 같은 유약한 낭만성과는 다른 의미를 회복해야한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에 더 가깝다. 고독에는 고립시키는 주체와 고립되고 만 수동적 자아 두 개가 현존한다. 그 둘의 모순을 절감하기에, 그는 더 안으로 파고든다. 자기조직화의 함정은 고독의 중요한 본질이다.

'영화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란서생  (3) 2006.03.08
재 발견한 코난  (0) 2006.02.14
Abbas Kiarostami  (3) 2005.12.08
La Jetee - 깊은 어두움, 그리고 시간  (2) 2005.11.24
토니 타키타니 - 흐르는 직선 사이 고정된 자아  (0) 200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