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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체로 사고하기

by 늙은소 2013. 11. 23.



네 명의 사람이 어떻게 앉아있는지 알아 맞추는 것으로. 아주 쉬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성냥개비 6개를 이용해 4개의 정삼각형을 만드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들의 함정은 모두 같다.
2차원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차원의 형태를 생각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림 01]의 답은 위와 같다.
4명의 사람이 다른 3명과 1미터씩 떨어진 상태로 앉기 위해서는 4개의 의자가 정사면체의 꼭지점에 위치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 문제를 사람이 아닌, '정의 가능한 개념'의 관계로 바꿔서 생각한다면 어떨까?


3차원의 입체로 이루어진 사고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그림03]과 같은 개념어들을 도출해보았다.

1단계에서 도출한 개념은 총 3개로, '공간 / 시간 / 형태'로 정의하기로 한다.

'공간'은 면적, 영역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간'은 방향성, 이동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형태'는 형질, 속성에 해당한다.

3개의 요소는 2개의 하위 개념을 포함하며, 하위 2개의 개념은 서로 대립관계에 있다.
즉 [그림 03] 하단처럼, 3개의 상위 개념은 축을 정의하는 개념이 되고, 하위 개념인 6개는 각각 하나의 축의 양 끝 지점을 정의하는 대립관계가 된다.

이러한 구조에 놓인 9개의 개념(상위 3개와 하위 6개)을 각각의 관계를 고려해 위치시킨다면 어떤 형태가 바람직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로부터 6면체 사고모델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초기의 구상은 6개의 개념을 '점'으로 정의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 8면체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 8면체 모델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이전에도 올린 적이 있음) 그러나 이를 활용하거나,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의 접근성 문제로 인해.. 개념을 점으로 정의하기보다는 면으로 정의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판단하에, 6면체로 이를 바꿔 사용하게 되었다. 점, 선, 면의 문제는 좀 더 깊이 고민을 해야할 문제로. 그에 따라 모델은 8면체나 6면체, 12면체가 될 수도 있으며. '구'의 형태로 접근하는 것도 현재 고민 중인 상황이다)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3개의 축과, 서로 대립관계를 이루고 있는 3쌍의 개념을 X, Y, Z로 정의한 다음, 각각의 개념을 함수 공간으로 치환하면 위의 그림과 같은 형태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이런 주제를 떠올려볼 수 있다.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저 6면체 대입해보자.
만약 당신이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우울증에 걸리게 된 여러 원인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원인들은 모두 -X가 된다.
그렇다면 -X 값에 위치하는 요소들 중, 실체가 있는 것과 실체가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가?
우울증은 신체적 질환인가, 심리적 장애인가?
어린 시절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든가 하는 이유는 심리적인 요소이며, 관념에 해당되니 -Z에 들어가야 한다. (좌표는 -x, +y, -z)
만약 다이어트를 위해 복용한 약물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일으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고 있어서 뇌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라면? 이것은 실체가 분명하니 +Z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좌표는 -x, +y, +z)

우울증에 걸린 환자 A가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할지, 신경정신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 문제는 이들의 좌표가 -z인가 +z인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 A의 원인이 -z에 집중적으로 모여있다 하더라도 1:1 심리상담이 필요한 환자인지, 그룹 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환자 A의 우울증이 +Y인지 -Y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환자 A가 심리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자신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다 풀어놓아야만 그에게 맞는 상담 치료가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설문 조사를 통해 환자 A가 속한 유형을 파악한 후, 거기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것이 더 합당한지.
이런 문제들을 좌표로 정의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그림 07]처럼 심장마비 환자의 사례를 구상할 수도 있으며...
'아이언맨'이라든가, '해리 포터'의 능력에 대한 6면체 모델도 구상이 가능하다.
('아이언맨'의 능력은 -X, +Y, +Z에 해당한다면 '해리 포터'의 능력은 -X, -Y, -Z에 해당한다.)


6면체 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주제를 넣은 뒤 각각의 좌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 수 있을지 떠올려보곤 하는데.
점과 점 사이를 연결하는 선을 그려서 함수식을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6면체 모델 안에서 개념으로 이루어진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면??


내친 김에 직접 만든 6면체 모델 ^^

필요에 따라 6개의 면을 정의하는 키워드를 교체 할 수 있도록 한, 투명한 6면체 모델로.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투명 필름을 잘라 만들었다. 들고 다니며 심심할 때 생각을 좀 더 쉽게 해볼 요량으로 만들었는데 막상 만들고보니 저 안에 8면체를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뭔가.

제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8면체에도 8개의 개념어를 끼워 넣어야 하는데다. 그걸 6면체 안에 넣었다 빼기 쉽도록 하려면 6면체를 여닫는 구조로 바꿔야하는데... 그럴려면 재질이 지금보다는 좀 더 두꺼워야 해서...- -;;;; 아크릴판을 사다가 자르고 경첩을 달아야 하나 - -;;;;;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