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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ing : 진화의 또 다른 이름 노잉(Knowing), 2009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로즈 번, 챈들러 캔터베리, 라라 로빈슨 * 사용한 이미지는 리뷰를 위한 것으로, 권리는 제작사에 있습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근접 촬영으로 바라보면, 모든 변화는 죽음과 새로운 시작의 연속체로 파악된다. 진화는 멸종의 또 다른 정의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태를 꾀할 때 번데기로서의 삶은 사라진다. 공룡은 멸종하였으나, 파충류라는 상위 개념에서 그들은 변화의 한 부분으로 수용된다. 멸종되어 사라지는 개체 위에 변화의 걸음을 내딛으며 새로운 생으로 진화하는 것. 멸종인가, 진화인가. 파멸인가, 시작인가. [노잉]은 시작과 파괴의 매듭을 손에 쥔 채,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러나 .. 2010. 3. 5.
김연아, 피겨 스케이팅, 김태희 1. 2009년 초 김연아 선수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다. 언론과 국민은 일본 선수인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대결에 주목했지만, 한국 광고 시장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김연아의 그늘에 가려지게 된 이는 김태희가 아닐까? 김태희에서 김연아로 모델을 교체한 브랜드가 몇 개나 되는지 따져볼 일은 아니다. 그 보다는, 김태희가 광고 시장에서 활약하며 만들어온 그녀의 브랜드 영역이 김연아 선수의 브랜드 이미지에 종속되어 버렸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예쁜 얼굴과 좋은 성적, 서울대라는 학벌로 구성된 김태희는 그간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들의 지향점에 가까웠다. 그녀의 외적 조건들은 외모와 성적, 학벌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욕망이 하나로 결합된 아이.. 2010. 3. 1.
셜록 홈즈 : 도개교와 현수교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2009 감독 : 가이 리치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담스, 마크 스트롱 * 첨부된 이미지는 영화 리뷰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권리는 제작사에 있습니다. '박찬욱의 오마주'를 읽은 후 생긴 습관. 시작을 유심히 살필 것. 사소한 것에 집착할 것. 과거에는 이야기의 종결과 화면이 어떻게 닫히는가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감독의 입장에서 영화를 다시 보면 이 사람이 첫 말을 꺼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였겠나, 상대적으로 투여된 고민의 농도가 다르리라는 짐작으로 작은 것 하나 그냥 넘기지 않게 된다. 화면을 구성하는 소품과 인물의 동선, 소리, 지나치는 대사 하나까지 과대망상에 빠진 사람처럼 집착하는 버릇이 그때 들러붙었다. 1. 도개교와 현.. 2010. 2. 28.
엑스맨의 탄생-울버린 : 누가 그의 아버지인가? X-Men Origins : Wolverine, 2009 감독 : 개빈 후드, 리브 쉐레이버, 데니 허스튼, 린 콜린스 훌연 : 휴 잭맨, 상영시간 : 107분 * 첨부된 이미지는 영화 리뷰를 위한 것으로, 권리는 제작사측에 있습니다. 엑스맨 시리즌 SF/액션 장르이기도 하나, 뮤턴트라고 불리는 소수의 돌연변이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보고서이기도 한 작품이다. 돌연변이로서의 징후가 시작되는 시점이 청소년기인 탓에 사회 뿐 아니라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한 이들의 상처는 외적으로는 신체의 변이를 불러오고 내적으로는 황폐한 영혼을 키우게 한다. 청소년기에 막 접어들어 정체성조차 분명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비에 교수의 기숙학교에 자신을 보내기로 결정하며 안도하는 부모의 표정을 확인하며 관계의 단절을 확인하게 된다. .. 2010. 2. 13.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 참 못났다 지.아이.조-전쟁의 서막(2009) 감독 : 스티븐 소머즈 출연 : 채닝 테이텀, 데니스 퀘이드, 시에나 밀러, 이병헌 * 첨부한 이미지는 영화 리뷰를 위한 것으로, 권리는 제작사에 있습니다.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냐면 그의 영화에 단골 출연 하는 배우, '브렌든 프레이저'가 나온 영화도 보지 않게 되었을 정도. 그럼에도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을 한 번 봐야겠다 싶었던 것은 이 영화의 원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쟁쟁한 코믹스 경쟁에서 살아남은 작품이라면 내면에 부딪혀 고유한 흔적을 남길 만큼의 유일성을 갖추고 있겠거니. 아! 그러나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은 감독의 이름에 맞는, 참으로 못 만든 영화다. 기이한 것은 영화가 적과 아군을 강조하면 할수록.. 2010. 2. 12.
2012 : 해묵은, 그리고 지독한 농담 2012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존 쿠삭, 치웨텔 에지오포, 아만다 피트, 텐디 뉴튼 2009년 작, 157분 * 첨부한 이미지는 영화 리뷰를 위한 것으로, 제작사측에 권리가 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대중적이나 고집스럽다. 재앙영화 전문 감독이 되어버린 그의 이력은 종종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하나, 자신이 만든 클리셰를 포기하지 않고 매번 적용하는 고집에서는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 게 아닐까 대반전을 상상하게 만든다. 재앙영화는 늘 극단의 두 가지 재료를 버무려 요리한다. 파괴와 생존. 등장인물이 살아남기를 바라면서도 파괴의 장관을 넋 놓고 감상하는 관객들. [2012]에서 에머리히 감독은 후자에 더 큰 비중을 할애할 뿐 아니라, 관객에게 파괴의 장관을 '감상할 것'을 노골적으로 강요한다... 2010. 2. 8.
왜 인조(仁祖)인가? * 지난 1월, 3M흥업에 올린 글 왜 인조(仁祖)인가? 루벤스와 고야의 작품 중 라는 동일한 주제의 그림이 있다. 사투르누스(Sāturnus)는 로마 신화에서 농경의 신으로 불리며, 토성(Saturn)과 토요일(Saturday)이 여기로부터 파생되었다. 사투르누스는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에 해당한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신들의 왕의 위치를 얻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 것처럼 자식들로부터 죽음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모두 먹어버린다. 이 장면을 그린 것이 다. 이후 어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제우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그의 뱃속에서 자신의 형제들을 구해낸다. 그리고 제우스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림설명 : '자기 아들을 잡아먹는 사.. 2010. 2. 4.
The Fall : 또 하나의 엘렉트라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 감독 : 타셈 싱 출연 :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저스틴 와델, 킴 울렌브로크 * 첨부된 이미지는 영화 리뷰를 위해 사용했으며, 제작사에 권리가 있습니다. 1920년대, LA. 인도에서 이민을 온 알렉산드라(카틴카 언타루)는, 그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성난 이웃들의 방화로 집과 아버지를 잃는다.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게 된 알렉산드리아는 나무에서 떨어져 왼쪽 팔이 부러지고, 소아병동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무성영화 촬영 중 다리가 부러진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를 만난다. 실연의 고통과 스턴트맨의 삶이 끝났다는 절망에 사로잡힌 로이는, 그녀에게 다섯 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폴]은 추락에 대한 이야기다. 사다리에서 떨어진 어린 소녀는, 영.. 2010. 1. 23.
파스타 유감 대체 우리는 얼마만에 이렇게 뻔뻔해진 걸까? 지난 6월 ‘해피포인트-입영통지서편’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2009년 최악의 광고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7월, 이번에는 ‘맥스웰하우스-복학안하면 안되냐’가 도마에 올랐다. 휴학 중인-군대에 간 것으로 짐작되는-남자친구에게 복학을 미루거나, 적어도 자신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로 돌아오지 말라는 이 광고는, 여러 면에서 해피포인트 광고를 닮았다. 광고는 타인보다 자신을 더 우선시하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군대에 가야하는 동기의 현재 심정이 어떠한지, 학교를 잠시 떠난 남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지 따위에 관심 없는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상황만 우선시한다. 광고가 공개되었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여성의 문.. 2010.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