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선형적 사유101

미래의 시간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다. 인간이 있기 이전의 창조신화에서부터, 신이나 영웅의 이야기 등 그것은 과거를 다루고 있었다. 중세를 지나 근대로 넘어오기까지 서사문학이나 기사문학 등은과거나 저 세상의 이야기였다. (로맨스 소설이 등장하며 그나마 현재를 다루게 된 게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미래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할 지, 어떠한 기계와 기술이 등장할지.. 그러한 환경 속의 인간은 어떠한 형태로 적응해나갈지.. 그런 것들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미래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시간'이 지금처럼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의 시간개념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을까? 시간이 인간을 '지배'한 것은 우리가 미래에 관한 fiction을 창조할 무렵쯤은 아닐런지.... 2004. 6. 19.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진실된 사랑을 만나야만 저주가 풀리는 동화는 왜 그리 많은 것일까? 무수히 많은 괴물들이 아리따운 아가씨의 진정한 사랑이 담긴 눈물 한 방울에 생명을 건지고 저주에서 풀려나 왕자로 변신한다. 물론 동화는 '사랑'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러나 그 사랑은 반드시 '진실된', '진정한' 사랑이어야 한다. 동화 뿐 아니라, 만화, 영화에서도 무언가를 진정으로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은 흔하게 써먹는 줄거리 중 하나이다. 그 놈의 기적은 왜 그리 흔하게 이루어지는지.. 과거의 물건과 과거의 옷차림을 하고서 방안에 틀어박혀 먹지도 않고 오로지 과거로 갈 것만을 기원하면 결국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거나, 강인한 의지 하나만으로 불가능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이야기 한 두개쯤은 바로 댈 수 있지 않은가? 내가 원하.. 2004. 6. 19.
글에 관한 글 5년 쯤 전의 일이다. 수업시간에 책 하나를 선정해 학생들이 분담하여 번역하는 수업이 있었다. 자신이 맡은 분량이 많네 적네 말들이 많아 그 꼴 보기 싫어 다들 꺼리는 챕터를 떠안고 보니 5인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쌈장스러운 일이다. - -;; 번역과 함께 발표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라 자료조사를 시작했는데, 몇 백장 복사물 중 책 두 권의 일부(약 3~4페이지) 약 90%가똑같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두 책 모두 갈브레이스의 '풍요의 사회'를 인용하고 있었는데, 인용의 시작과 끝이 동일하고 그에 대한 해석과 비유까지 모두 같았다. 배신감도 들고 호기심이 생겨 어느 책이 더 먼저인가 따져보았으나, 한편으로는 그 두 사람 모두 '풍요의 사회'를 반드시 봤어야만 하는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니체가 비극의 .. 2004. 6. 19.
그리운 김박사 어려서부터 과학자를 꿈꾸었다는 지인의 글에 있던 내용이다. 자신이 이공계를 택한 이유에 대하여 그는이런 내용의 글을 남겼다. 어려서부터태권브이와 마징가를 타고 적을 무찌르는주인공 철이보다, 로봇을 만든 김박사가더 대단해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는 비상시에만 누르라는 비밀버튼을남몰래 설치하는가 하면 스파이노릇을 한 것도 아닌데 상대방 로봇의 약점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내기도 한다.뿐만 아니라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으니 함부로 쓰지말라며 약한 소리로일관하던 비상무기는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거대한 태권브이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돌아와도 순식간에 이를 고쳐내는 김박사의 존재는 그에게 태권브이와 철이 보다 더 위대할 수밖에 없다. 그가 없었더라면 어찌 태권브이가 존재했을 것이며, 철이가 지구를 구할 수 있었겠는가?.. 2004. 6. 18.
신화, 동화, 영화에서의 식인문화 우리 엄마는 나를 죽였고, 우리 아빠는 나를 먹었네. 누이동생 마를렌은 내 뼈를 빠짐없이 추스려 곱디고운 비단으로 싸 향나무 밑에 두었네. 짹짹 짹짹! 나처럼 예쁜 새가 또 어디 있을까! - 독일 동화 '향나무' 중 일부 문명인을 자임해온 우리는 식인행위를 '원시', '미개'라는 용어와 연관지어 생각한다. 그러나 식인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나, 중국의 한韓대, 히틀러의 침공을 막아내었던 레닌그라드에서도 발견된다. 서구의 기록은 식민지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남미나 아프리카의 원주민을 최대한 야만적으로 묘사한다. 아즈텍문명에서 자행된 식인 행위에 대한 서구인들의 기록은 '단테'가 지옥을 묘사한 것과 유사하다. 원주민들은 성경 속의 악마와 동일시되었고, 식민지화 과정과 원주민 학살은 선교사와 군인들에게.. 2004. 6. 17.
스타크래프트의 세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온라인 게임, 전략게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나뉘어진 각각의 게임의 특성을 하나로 묶은 것이라 하겠다. 공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해 처음 제작됐다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육성 시뮬레이션인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낚시(대물낚시광), 건설(심시티 등)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왔다. 게이머가 게임의 1인칭 주체가 되어 게임 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다양한 게임 분야에 적극 도입되었으며, 특히 시뮬레이션게임에 '전략성'이 가미되면서 등장한 삼국시 시리즈는 199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리즈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컴퓨터와의 게임이 아닌, 온라인 상에서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하게 되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등.. 2004. 6. 17.
세이클럽의 숨은 전략 98년을 전후로 하여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3파전으로 진행되던 통신세계가 월드 와이드 웹 기반의 인터넷 환경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고속 통신망 보급과 Starcraft 등 강력한 몇 가지 요인이 변화를 부추겼고, 통신의 핵심 컨텐츠 중 하나였던 채팅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사이트의 등장은 예고된 결과였다. 초기 채팅 사이트의 강자로 등장한 곳은 '하늘사랑-Skylove'이었다. 하늘사랑은 기존 통신망이 제공하던 채팅과, 해외 인터넷 서비스가 시도했던 기능들을 최대한 수용하며 서비스를 구축했다. 대기실 - 채팅룸의 이중 구조를 바탕으로 쪽지, 초대, 귓속말 등과 같은 기존 기능을 모두 갖춘 그들의 서비스는 그러나 아직까지 건재한 통신 서비스과 싸우기에는 부족한 무엇이 있었다. 그들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2004. 6. 17.
경계짓기의 어려움 동양(중국문화의 영향권 내의)에서는 육예(六藝)라 하여 禮, 樂, 射, 御, 書, 數를 정신수양을 위한 6가지 기본 덕목으로 삼았다. 우리가 흔히 예술이라 일컫는 많은 분야가 작가의 의식을 대표하는 형이상학적 목적을 담고 있었고, 현실 세계로부터 초월하여 오로지 심상의 피안에 잠재된 의식의 언어를 표출하는 수단으로서의 함축적 언어를 대신해왔다. 특히 성리학적 전통에서의 예술의 평가 기준은 작가 자신의 인격과 학문적 깊이를 빼놓고 이루어질 수 없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한 사람의 공적인 능력과 결과물을 그의 사적인 측면까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는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함께 평가하는 것에서 넘어서,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을 규제하고 재단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여기서 그는 판단해야한다... 2004. 6. 14.
저항하기, 혹은 저항하는 척 하기 '팔자'나 '운명'과 같은 말이 구시대적 유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우리 어머니들이 인고의 세월을 살아갈 수 있게 한 ‘팔자려니 한다’는 말은, 그 말 자체가 그녀들을 굴레 속에 가둬두는 역할을 한 주범인양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표현만 바뀌었을 뿐 현재의 우리 역시 삶의 굴레 속에서 포기하며 지쳐가고 있지는 않은가? 무수한 스크린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나아가 세계의 종말을 막는 이들을 영웅으로 등장시킨다. 바로 그 순간, 일상은 비참하며 비극적인 것으로 돌변한다. 자신의 삶, 사회, 제도, 아울러 자기 자신까지도 뒤엎어버릴 수 있는 존재를 우리는 꿈꾸고 있으며, 바로 그러한 이유로 영웅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그러나 역시 목숨을 건 투쟁과 피 터지는 절규는 내 것이 아닌 .. 2004.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