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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적 사유101

아일랜드 : 상처 입은 섬들의 이야기 아일랜드 채널/시간 출연진 이나영(이중아), 김민준(이재복), 김민정(한시연), 현빈(강국) 상세보기 아일랜드에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은 모두 상처로 굳어진 심장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삶보다 더 오래되었을 화석같은 상처를 짊어지고 그들은 현재를 살아간다. 상처는 굴절된 시선으로 현재를 바라보게 한다. 타인을 쉽게 받아들일 수도 없으며, 나를 받아들여 달라, 어루만져 달라며 상처를 내보이지도 못하게 만든다. 상처는 당장의 아픔보다 더 큰 문제를 불러들인다. 치유의 손길을 거부하는.. 그리하여 자폐적 존재로 스스로를 봉인하는... '중아'와 '국', '시연'과 '재복'.. 이 네 사람은 깊은 상처를 정신의 일부로 각인시켜가며 살아왔다. '중아'와 '국'은 자신의 상처를 진지함으로 다져갔고, 그 과.. 2004. 9. 21.
Parry encounters Doctor parry : 나는 당신의 동기를 이해할 수 없군 doctor : 나의 동기를 한 번 이해해보지 그래? parry : 내가 그래야 하나? doctor : 그러면 왜 지금 그것을 말하는가? parry : 바로 그렇게 말하게 되어 있으니까 doctor : 바로 그렇게 말하게 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게 parry : 그렇다면? doctor : 내가 자네를 완전히 이해하는지 자신이 없군 parry : 자네는 똑같은 질문만 되풀이 하는 군 doctor : 이 유사성이 자네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나? parry : 모르겠는데 doctor : 자네가 나를 이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겠나? parry : 이제 서서히 자네가 나의 감정에 좀 관심을 가져야 할 시간이 된 것 같군 - 'doctor' : 비지령적 치료를 적용하는.. 2004. 9. 21.
세 가지 소원 어린시절 나는 늘 '세 가지 소원'을 미리 생각해놓는 아이였다. 천사든, 악마든..요정이든.. 그 무엇이든 나타나 나에게 소원을 이루어준다 말하였을 때, 현명하게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할 수 있도록 미리 연습해두고, 그 요구사항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 때, 영원한 삶을 소원한 '쿠마의 무녀'는 큰 지침이 된다. 그녀가 바란 영원한 삶은 '젊음'이 배제된 것이었고, 점점 늙고 작아진 그녀는 새장 속의 구경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를 놀려대는 아이들이 '이제는 소원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그녀는 답한다. '죽고 싶어' ...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소원은 '미'라는, 적용하기 어려운 객관적 정의를 필요로 할 지 모른다. 만약 소원을 이뤄주는 이의 미적 기준이 내가 생각한 것과 판이하게 다.. 2004. 9. 15.
취업 알선 사이트의 문제 급히 사람을 뽑을 일이 있어 취업 알선 사이트 몇 곳을 기웃거렸다. 예전에는 사람 뽑아주는 파트가 따로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아쉬운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는 상황이다. 잡코리아와 인쿠르트 등 두루 돌아다니다 보니, 이 사이트들에 문제가 있음을 알겠다. 대부분의 취업 알선 사이트들은 동일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구성이란 게 눈치작전 펼치며 하향지원 하던 대입원서 접수창구처럼 되어있더라. ...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곳은 '채용정보'란이다. 제일 앞에 위치한 '채용정보' 메뉴는 업종별, 지역별, 연봉 등등 다양한 검색 방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클릭해보면 회사 이름과 경력제한 등 자격요건만 제시될 뿐 그 쪽에서 뭘 해주겠다는(연봉)이야기는 손톱만큼도 없다. 자세한 정보.. 2004. 9. 3.
필립 커의 sf 범죄 소설 "철학적 탐구 - 비트겐슈타인 프로그램" 과학과 기술은 결과를 분석할 뿐 아니라, 목적한 결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절하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종종 그들의 예상을 벗어난 결과가등장하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동일하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는 중요한 분석 대상입니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여 올바른 식을 적용한다면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예상치 않은 것의 출현은 보다 많은 정보들로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머지않아 그것들의 출현빈도는 극도로 낮아질것입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완벽하게 제거되지않는다면..'돌연변이'라는용어로 그들을 정의내리면 됩니다 과학과 기술이인류가평등하다는 것을 밝혔다는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과학은 모든 인류가 동일한 염색체 수를 지니고 있으며, 세포의 구성물, 유전자 상.. 2004. 8. 16.
575세대의 문화 흡수법 평소 알고 지내던 z의 권유로 모 계간지에 짧은 글을 하나 쓰게 되었다. 대중을 위한 친절함을 계획하지 않는 출판사에서 내고 있는 이 계간지는, 찍을 때마다 기백만원 손해를 감수하고 있었다. 책이 나왔으니 다른 필자들과 함께 조촐한 식사를 하는게 어떻겠냐는 말을 거절하지 못해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러나 생각한 것보다 엄한 분위기에 놀라 입구에서 주춤하고 말았다. 나를 끌어들인 z의 인간관계가 드러나는 그 자리엔 특정 대학(비록 나 또한 그 곳에 속하긴 하지만)출신의 인맥과 그 대학의 각 분야 교수진, 그리고 z가 유학하며 알게 된 인맥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나보다 20살이 많은 z와 비슷한 연배, 즉 50대 전후반의 각계 교수진이 둘러앉아 있던 것. 책 이야기를 잠시 하는가 싶더니 결국 한 명이 자.. 2004. 8. 11.
THE LAST BOOK? 1. 서론 : Molecular Machines의 역사와 현재 5년 전인 1999년 MIT Media Lab.을 찾았을 때 내가 주목한 연구실은 Electronic Ink를 연구 중이었던 'Moving Ink'라는 이름의 페이지였다. 당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었으나 결과물은 실용단계에 이르기에는 부족해보였다. 다시 찾은 연구실 목록에서 동일한 연구실명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연구가 실패했거나, 실용화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연기된 것은 아닌지걱정이 앞섰다. 다시 찾은 연구실 이름은 'Molecular Machines'로 바뀌어 있었으며 연구 내용이나 목표 또한 이전과 다른 것이었다. 낯선 용어와 페이지 앞에서 당황하며 내가 찾지 않은 5년간 어떠한 일이 있었는가 추적하였다. 'Molecular Mac.. 2004. 7. 25.
옴부즈맨 프로그램에 대한 짧은 생각 신문이나 잡지를 사면 독자의견을 우선 챙겨보는 편이다. 글을 보낸 독자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아니다. 그 글이 택해지기까지의 선택기준이 궁금한 까닭이다. 그들에게는 ‘좋은 의견의 기준’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보통은 주어진 상황이나 문제를 놓고, 다수의 의견을 대표할 만한 글 하나를 내보내는 것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혹은 지난 호의 기사 내용과 관련한 독자의 글 중 우수한 것을 가려 내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독자의 글은 편집자의 손길로부터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여졌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생소한 그의 이름과 뒤따르는 주소가 한 명의 독자를 더욱 추상적인 인물로 만들어준다. 그는 독자 일반을 대표한다. 그가 아무리 바보 같은 의견을 말해도 우리는 그를 비난할 수 없다.. 2004. 7. 16.
이 문장은 틀리다 자기 자신을 언급하는 것은 한 줄로 늘어선 채 앞만 보고 걸어가는 행렬에서 동떨어져 나와 자신이 속해 있는 행렬 그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다. ... ‘이 문장은 틀리다’ 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옳아야 한다. 그러나 이 문장은 자기 자신이 틀렸음을 말하고 있다. ‘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말하는 내용과 반대되어야 하니 문장은 ‘참’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문장은 ‘거짓’이다. 그러나 이 문장이 거짓일 경우, ‘틀리다’는 말과 동일하니 문장은 ‘참’이라 해야한다. 이것은 ‘괴델’의 결정 불가능성 명제 중 하나에 속한다. 특히 이 문장은 재귀순환 하는 ‘자기지시문장’에 해당한다. 자기지시문장은 스스로를 언급하기에, .. 2004.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