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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적 사유101

김연아, 피겨 스케이팅, 김태희 1. 2009년 초 김연아 선수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다. 언론과 국민은 일본 선수인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대결에 주목했지만, 한국 광고 시장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김연아의 그늘에 가려지게 된 이는 김태희가 아닐까? 김태희에서 김연아로 모델을 교체한 브랜드가 몇 개나 되는지 따져볼 일은 아니다. 그 보다는, 김태희가 광고 시장에서 활약하며 만들어온 그녀의 브랜드 영역이 김연아 선수의 브랜드 이미지에 종속되어 버렸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예쁜 얼굴과 좋은 성적, 서울대라는 학벌로 구성된 김태희는 그간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들의 지향점에 가까웠다. 그녀의 외적 조건들은 외모와 성적, 학벌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욕망이 하나로 결합된 아이.. 2010. 3. 1.
왜 인조(仁祖)인가? * 지난 1월, 3M흥업에 올린 글 왜 인조(仁祖)인가? 루벤스와 고야의 작품 중 라는 동일한 주제의 그림이 있다. 사투르누스(Sāturnus)는 로마 신화에서 농경의 신으로 불리며, 토성(Saturn)과 토요일(Saturday)이 여기로부터 파생되었다. 사투르누스는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에 해당한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신들의 왕의 위치를 얻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 것처럼 자식들로부터 죽음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모두 먹어버린다. 이 장면을 그린 것이 다. 이후 어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제우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그의 뱃속에서 자신의 형제들을 구해낸다. 그리고 제우스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림설명 : '자기 아들을 잡아먹는 사.. 2010. 2. 4.
파스타 유감 대체 우리는 얼마만에 이렇게 뻔뻔해진 걸까? 지난 6월 ‘해피포인트-입영통지서편’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2009년 최악의 광고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7월, 이번에는 ‘맥스웰하우스-복학안하면 안되냐’가 도마에 올랐다. 휴학 중인-군대에 간 것으로 짐작되는-남자친구에게 복학을 미루거나, 적어도 자신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로 돌아오지 말라는 이 광고는, 여러 면에서 해피포인트 광고를 닮았다. 광고는 타인보다 자신을 더 우선시하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군대에 가야하는 동기의 현재 심정이 어떠한지, 학교를 잠시 떠난 남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지 따위에 관심 없는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상황만 우선시한다. 광고가 공개되었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여성의 문.. 2010. 1. 19.
진보와 보수의 구조 최근 글을 하나 써서 올렸는데, 어쩌다보니 진보와 보수의 정치구호에 대해서까지 나아가고 말았다. 진보의 구호는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정책 대상자를 소외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종종 생각하곤 하였다. 그 뿐 아니라 폐쇄적일 것 같은 보수진영이 의외로 개방적이라는 느낌을 자주 받아왔는데, 이러한 모순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궁금해졌달까? 자신이 속한 계급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투표하는 것을 ‘계급배반투표’라 한다. 예를 들면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저소득층 가장이, 저소득층의 복지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에 찬성한다면 이는 자신의 계급을 배반하는 행위에 속한다. 선거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진보를 주장하던 정치세력은 계급배반 현상 앞에서 절망하곤 하였다. 진.. 2009. 9. 21.
시간 순으로 본 영화 속 미래 이 연대표를 제작해 짧은 글과 함께 3M흥업에 올려두었다. (글이 언제 공개될 지는 편집진 마음이라...) 미래를 다룬 영화들의 시대적 배경을 시간순으로 배치한 연대표여서, 그 중에는 이미 지나버린 미래도 있으며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미래도 포함되어 있다. '메트로폴리스'의 2000년과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2001년이 상징적인 의미로서의 미래적 숫자로 정의되었다면, '프리잭'이나 '터미네이터'는 주인공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가까운 미래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일렬로 배치하고보니 영화와 영화를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해보인다. 2022년 천연식재료가 더 이상 공급이 되지 않자, 인류는 소일렌트를 대신 섭취한다. 그 결과 2027년에 인류는 더 이상 임신이 불.. 2009. 7. 25.
과거를 거닐다 1980년 5월 19일,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여전히 바쁜 흉내를 낸다. 오후 6시가 되면 각 방송사는 어린이용 애니메이션과 함께 그날의 방송을 시작한다. MBC에서는 ‘오로라 공주와 손오공’을, TBC에서는 ‘요술공주 새리’를 방영하였다. 당시 남자아이들은 손오공마저 꼼짝 못하게 만들 정도로 뇌세적인(?) 오로라 공주에게 빠져들었으며, 여자아이들은 처연한(만화 주제가 치곤 상당히 슬픈 멜로디가 아닌가!) 새리 주제가에 맞춰 고무줄을 뛰었다. 월요일 6시가 ‘오로라 공주’와 ‘새리’의 각축전이었다면, 화요일은 MBC의 ‘날으는 전함 V호’가 모든 어린이를 사로잡았다. 수요일은 물론 TBC에서 방영한 ‘독수리 5형제’의 완벽한 승리였다. 5월 대한극장에서는 ‘록키2’가 개봉하였고, 영등포의 연흥극장.. 2009. 5. 19.
남성 신경증을 앓는 여자들 '3M흥업'에 올릴 글 때문에 라캉을 찾아읽기 시작했다. 보다 상세한 경로는 이렇다. 미셀 투르니에의 '흡혈귀의 비상'을 읽다가 여성신경증-히스테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고, '라캉과 정신의학'이라는 브루스 핑크의 책을 구매하게 된 것. 그러니 라캉을 읽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라캉학파의 일원으로 문화 이론에 천착하기보다는 임상분석에 이를 적용하고자 했던 브루스 핑크의 책을 읽은 것이니. 책은 비교적 쉬운 편이며, 실제의 사례가 제시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그 결과 애초에 책을 읽게 된 동기 - 중년 여성의 히스테리에 대한 다양한 원인 분석 - 로부터 벗어나 여성 히스테리를 남성 강박증과 교차시키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특히 얼마 전에 끝난 드.. 2009. 5. 17.
지구 멸망 보험 영화 [나는 전설이다]가 개봉했으나 이를 보지 않았다. 어린 시절 보았던 [오메가맨]의 충격을 윌 스미스판으로 덮어쓰기 싫은 이유가 가장 크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백인취급 받는 윌 스미스의 '좀비에게도 구원을!'" 에 해당하는 영화라 한다. 영화를 보는 대신 우리는(함께 일하는 후배와 나) 지구 멸망 후에 홀로 남아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각자의 장광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초등학생이던 때 주말의 명화로 보았던 [오메가 맨]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묘한 매력을 풍기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은 텅 빈 뉴욕 시내를 홀로 돌아다니며 통조림 같은 장기 보존 식품을 수집하였다.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과 최신 유행이었을 의상 따위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자가 발전으로 움직이는 몇 개의.. 2009. 3. 18.
한 권으로 읽을 수 없는 브리태니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A. J. 제이콥스 (김영사, 2007년) 상세보기 목요일에 발굴한(?) 서점을 다시 찾았다. 범계역에 위치한 '평촌범계문고'로, '2001아울렛' 맞은 편 '엠클래스'빌딩 지하에 위치해 있다. 지하 1층 전체를 서점이 사용하고 있는 듯 제법 규모가 있는데, 그러면서도 동네서점의 분위기가 풍겨 정이 가는 장소다. 서점 내부는 천정이 낮은 편으로, 조명의 수가 적어 어두우며 적갈색톤 바닥재와 붉은 기가 강한 체리목 책장을 사용해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평일은 밤 11시까지, 주말과 휴일에는 밤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인근의 중고교생들이 자율학습과 학원을 다니느라 늦은 시간에 서점을 찾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브랜드가 없는 지역서점인 만큼 인테리어나.. 2009. 3. 14.